밤마다 세상의 사물이 제각기 천 가지 언어로 속삭인다- 너는 누구인가고
by 후유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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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피곤해


지쳤다. 기분 좋게 에너지가 전부 빠져나갔다. 이럴 때 가급적이면, 에너지가 흘러나가는 반경에 사람이 나타나지 않길 바란다. 설령 부모님이라고 해도 버럭, 화를 낸다. 불쾌하니까. 본래 내향적인 성격이었고 지금도 내향적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다만 한 번에 시행할 수 있는 액션의 폭을 단시일 내에 역치값까지 끌어올리는 수련을 반복했으니까(혹독한 과정이었다), 콘트롤하는 기술이 늘어난 것 뿐. 정신의 내부공간은,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일정 부분을 시각화해 기름칠을 하고 닦고 조율해 주면 안쪽에서 팽팽한 균형감이 전해져 온다. 그 내적 균형을 구성하는 각 세력 대비 강도의 비율을, 마치 근육을 단련하듯이 다양한 사건을 통해 조절해 나간다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손에 쥐어 돌리듯이 정확한 텐션으로 조절해 나간다면, 내향적인 인간도 얼마든지 외향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혹은 외향적으로 보이도록 효과를 부여할 수 있다. 뭐, 그것도 살면서 배워두어야 하는 스킬이니까. 꾸역꾸역 습득해서 써먹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게 다가오는 모든 일을 완벽한 수준으로 처리할 때까지, 매 분, 초, 만남, 사건, 경험, 모두가 수련에 불과하다. 즐거움도 슬픔도 기쁨도 분노도 의도에 따라 분자 수준으로 환원해 흩어버릴 수 있는 FD 12의 내성, 그건 말하자면 괴물.

계기로 사람은 바뀐다. 우연하게 찾아온 행복은 갑자기 끝나 버리고, 불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껏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빠져나올 수 없다- 좋은 말이다. 모래처럼 건조하고 쾌적한 기분으로 생각하기. 하지만 지금은 어쨌든, 나사를 다 풀었으니 내버려 둬요... 지쳤다. 강한 인간을 지향하는 건 때로 지친다. 박스에 담긴 고양이새끼라면 좋았을 것을. 글이란 만질 수도 먹을 수도 없는 2원인적 매개체라 좋지. 내가 진짜로 똑똑한 인간이라면, 애초에 이런 얘기조차 남겨두지 않을 것을.
by 후유소요 | 2008/07/21 23:37 | あたし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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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7/22 01:3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후유소요 at 2008/07/24 23:04
스테들러C// 그래서 나 맨날 사람에게 상냥하려고 노력하잖아.. 냉정한 의미로 난 화내면 안돼. 휴. 그나마 너 정도니까 이해했지. 다른 사람에게 그러면 어떨지 상상이 잘 안가;
Commented by 연이 at 2008/07/22 18:11
/토닥토닥. 쉬셔요. ; ㅂ ; 언제나 기운차게 살아가는것도 힘들지요.
Commented by 후유소요 at 2008/07/24 23:05
연이님// 우웸에에엠헝에에엥 ㅠㅠㅠㅠㅠ (앵긴다)
Commented by 사은 at 2008/07/22 21:44
이전에 비하면 분명 밖으로 쏟아붓는 에너지의 양이 확실히 늘었지만, 그것도 어느정도까지만 가능할 뿐 감당하기 힘든 수위가 되면 정말 탁 풀어버리고 혼자 시간을 가져야만 하게 되는 거 같아요. 할당량이 는다 해도, 제 속은 종종 다시 껍질 좀 쓰고 와, 하고 바라는 것 같은 기분.

...아이러니하게도, 좀 더 발랄하고 활기찬 사람이 되려고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그렇게 되어가다보면 그러기 위해서 제가 하는 노력과 받는 스트레스를 알아주는 사람이 적어진다는게 좀 슬퍼지기도 해요. ^^;
Commented by 후유소요 at 2008/07/24 23:07
사은님// 사은님도 내향성이시군요 ;ㅅ; 기본적으로 내향성인 사람들은 아무리 활발해져도, 혼자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요. 역치값이 낮아서 다양한 자극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든요..^^

아아. 노력과 스트레스를 알아주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말... 공감해버려서 조금 슬퍼요 ;ㅅ; 그렇지만 역시, 혼자 침울해 있기보단 좀더 발랄하고 활기찬 사람이 되는 편이, 여러가지 면에서 나은 것 같아서- 노력하고 있어요. 사은님도 화이팅이에요. 함께 손잡고 나아가요 :)
Commented by 파사 at 2008/07/23 16:44
역치값을 더 끌어올리면 보다 덜 지칠테지요. 그러나 그런 방법을 행함에 있어 쉽게 지칠테니 소용이 없는 일이네요.

냉정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피곤합니다. 그것이 자신일 경우에는 불쾌하기까지 하죠. 지쳤을 때는 눈을 감아 버리세요. 타인의 어설픈 간섭에 구역질이 나올 때는 시원하게 비웃어주세요.

살아가는데 있어 진짜로 똑똑할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피곤하기만 합니다.
강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필요한건 지성이 아니라 유머죠. 그건 스킬이 아니에요. 수련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괜찮아요.
Commented by 후유소요 at 2008/07/24 23:17
파사님// 아직은..:) 지금은 조금 더 쉴 때라고 생각해요.

좀 피곤하더라도 저는 계속 냉정한 눈으로 자기 자신을, 또 세상을 보고 싶어요..^^ 그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진짜로 냉정해지긴 언제나 어려운 법이니까요.

똑똑하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남을까요..^^ 좀더 유머감각이 넘치는 사람이 되려고 수련도 받아봤지만, 여의치 않네요 :)

격려 고마워요.
Commented by 물푸레나무 at 2008/07/25 03:12
전 스스로를 외향적이라고 느낄 때가 많긴 하지만 역시 혼자 있는 시간은 일정량 이상 필요하지요 ㅎㅎ 에너지는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한국 돌아가면 수련해야겠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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